취미 3

소극모음(3) / 신명섭

그분 털​"야 쥐구멍에도 볕뜰 날 있다잖아.""맞아. 그래서 그 쥐새끼집이 훤해져서 못 숨고 잡혔잖아." "말이나 되는 소리하고, 근데 이거 내 머리카락 아닌데.""걍 먹어." "에이 밥맛 떨어져. 여기요. 사장님." "야야, 실수인데 차라리 일어나자. 그리고 입맛 떨어진다는 그분 털보단 낫잖아.""아픈 데 그만 건드려." 시별놈아 "명섭이 이 별난 놈아! 저 별이 무슨 별이냐? ""별 볼일 없어. 이 시별놈아!"  꼰대짓 " 야 그 노래 기억나냐? 눈물로 쓴 편지라는 노래.""언뜻." "가사가  눈물로 쓴 편지는 어쩌구 저쩌구. 근데 눈물로 쓰면 아침에 찢어버릴 가능성이 농후해. 일종의 이불킥이지. 감정으로 쓰면 안 되고 이성으로 써야지.""너는 낭만이 없어. 돈만 알지." "그런 넌 친구한테 꼰대짓하..

취미 2023.12.06

소극모음(2) / 신명섭

미친새끼  "이왕이면 다홍치마라잖아." "다홍색, 불그쭉쭉 촌스러." "촌 무시하냐." "그럼 도시는 무시해도 되고. 너도 말장난이 떨어져가. 술 좀 제발. 알콜성 치매가 감도 떨어뜨려. 끄트머리도 끝트머리로 쓰고." "설명하는 내 목소리 내가 들어도 짜증나서 그래." "미친 새끼."  양산을 우산으로 쓰면 양산을 우산으로 쓰면 비 오는날 선글라스 낀것 만 못해. 폭우 속에 작은 야외 분수를 켜놓는 짓 만 못하고. 맑은 여름 낮 해수욕장 모래 위에서 촛불 들고 있던 너 만 못해.  너만 한 아들이 있다  "저 여자하고 나하고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데?" "너만 한 아들이 있다." "음, 태어나자마자 애 낳구나."  폰무창포 바다에서눈과 귀를 쉬게 하는 걸 못 참고폐와 코와 입을 훈제해 대는검지와 중지를 ..

취미 2023.12.04

소극모음 / 신명섭

백지장은 혼자(2020-08-29) ​ "뭐 좀 다른 거 할 때인가?" "어렵지. 그나마 줄이려고 하는 마당에." "하기엔 나이는 그렇다쳐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쉽지 않아." "배우지도 않은 도둑질은 왜 해. 다른 일도 있는 데." "말이 그렇다는 거지. 이 새끼는 속담만 쓰면 꼭 지랄병이야. 그러는 너는 그 말장난 같은 니 시나 어떻게 해봐라." "소극시인은 신분이야. 신분상승이 아닌 신분하강이야." "우리 처남도 소극시라는 건 처음 들어본대." "내가 죽으면 알려져요. 문학사조로, 또 안 알려지면 어쩔거야." "그래 맘대로 해라." "그나저나 니 재주도 써먹을 겸해서 뭐 같이 해볼 만한 거. 응? 네 좋은 잔머리로 말이야." "난 우연히라도 만나면 늘 사업구상한다는 그형처럼 평생사업구상 중이야. 뭐..

취미 2021.03.2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