과연 내가 그간 여러 자신에 대한 믿음, 자신감에 대해 어떻게 느껴왔는가를 르완다 내전 중에 벌어진 후투족에 의한 후투족 중도파와 투치족들의 대학살에 관한 시사주간지의 기사와 사진 보고, 예민한 시절의 쓴 당시 메모에 의미를 다시 두기로 하고 다시금 아래에 적어 본다.
『부식 되어 고철에 가까워 보였던 구 소련제 AK-47 소총에는 원래 있던 어깨 끈 대신 아기 기저귀 같은 때 묻은 헝겁이 묶어져 마른 어깨에 걸쳐있었다. 이 총의 주인인 한 '네이티브 아프리칸' 반군의 검고 깊은 눈엔 신념이 가득 차보여 그의 부모, 형제, 친구 등 그만의 신념의 테두리 밖에 머무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.
또한 이 테두리 안은 절단한 사람머리를 나무탁자 위에 올려놓고 미소짓게 하거나, 죽은 적의 몸에서 내장을 꺼내 보란 듯이 펼쳐놓는 짓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행동반경이 된 듯이 보였다. 한편, 이 신념들은 서방 언론 사진기자나 종군 사진가들에게 명성을 갖다 줄 수 있는 퓰리처상의 피사체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다. '사진은 백마디 말보다 더 많은 걸 말해 줄 수 있다'라는 강요하는 듯한 흔한 말로.
그러나 이런 학살을 자행하는 '아프리칸'은 만행을 거리낌 없이 하게 하는 신념의 당사자가 아니다. 당연히 이 신념을 선동한 자들도 아니다. 이들은 그저 헤지고 때 낀 뉴욕 양키스나 찟어진 시카고 불스 티셔츠, 군데군데 구멍난 낡은 군복과 녹슨 철모들을 착용하고 다떨어진 나이키 운동화, 페타이어 등으로 만든 먼지 묻은 슬리퍼 등을 신고서 끌려온 10 대 소년이었을 뿐이다.
이 소년병들은 반군들에게 "적의 목숨을 빼았어 버려라."는 세뇌와 명령에 휘둘린 미성년자들 일뿐이며, 자기 영혼이 파괴되는 줄도 모르고, 그저 누런 이를 드러내놓고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마치 람보라도 된 듯이 우쭐 되는 아이일 뿐이다.
이건 이미 기아, 에이즈, 말라리아, 부실한 교육혜택으로 내몰린 이 곳과 이들 윗세대들에 의해 만들어진 참상이라고 볼 수 있다. 한편 거기에 이 끔찍한 고통마저 무감각하게 하며 평범하게 느끼게 해 주는 그 천인공노할 '신념', 더불어 그 이념들은 신문, 잡지 등에 실리기도 한 AK-47을 든 소년의 사진도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의 여체사진과 마찬가지로 볼 것들이다.
아울러, 그래도 이 사진은 '이성적' 그리고 '합리적'이라는 서방 부자나라 국민들에게 보내는 사진을 찍기위해 취하는 포즈, 즉 아프리카 빈국의 무지, 야만성에서 나온 자해로 단순히 보일 수 있겠다...』
본인 자신 만의 것을 신념에 비롯하면 흔한 타인의 강요, 조종 그리고 배덕, 배신, 배반 또한 요즘 흔히 쓰는 '가스라이팅'에 대해 갖는 조바심은 줄어들 수 있다. 더불어 본인의 건 적절할 때에만 상대편에게 알려야하며, 그 다음에 본인의 몫은 다한 거라 볼 수 있는 유의미도 생긴다고 믿는다.
물론, 이건 남의 몫은 남의 것이라 믿는 본인의 것 만들고 난 이후이며 궁극적으로 결국 우리는 내가 늘 생각해 왔던 원효대사의 무리지지리(無理之至理) 불연지대연(不然之大然)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상상도 해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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